Business#7 은행은 어떻게 돈을 벌까?
Disclaimer: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에서 ‘미래의 은행’이라는 주제로 Weekly Session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본 아티클은 비즈니스 모델로써의 ‘은행’과 새로운 기술로써의 ‘블록체인’이 합쳐졌을 때 생겨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요즘 종로, 충무로 쪽에 올 일이 많아져서 강남 위주였던 저의 동선이 강북으로 점점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 부근을 지나다니며 강남과는 다른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명, 인쇄 가게들이 정말 많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지인의 갤러리 전시회에 갔을 때, 사라져가는 을지로의 조명 가게 풍경들을 캔버스에 담는 작가가 있었습니다. 그 작가는 조명 가게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지만 최근에 제가 많은 조명 가게를 지나치면서는 이 조명 가게들은 어떻게 여기 남아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물이 반밖에 안남았네'와 '물이 반이나 남았네' 생각의 차이인걸까요^^) 그리고 이 생각은 충무로 골목, 골목에 들어서있는 '인쇄소'들로 옮겨 갔습니다.
사실은 이 소재로 글까지 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제가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 자서전 제작 서비스와 인쇄업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자서전 서비스를 통해 집필된 원고는 인쇄 업체를 통해 책으로 인쇄, 제작되어 고객에게 배송됩니다. 처음에 인쇄 업체를 찾는 과정에서 저는 충무로의 존재는 알지 못했습니다. 단지 파주 출판단지에 대규모 인쇄 업체들이 모여있다는 정도의 상식만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충무로를 걸어가던 어느 날, 제가 이용하는 인쇄 업체 사무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충무로에 있는 인쇄 업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인지 편향이라는 게 있듯이, 보이기 시작하니 궁금해졌고 제대로 알고 싶어졌습니다.
Money Machine을 분석하기에 앞서서, 가장 처음 가졌던 질문인 '왜 충무로에 인쇄소들이 많을까'에 대한 답부터 찾아보았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충무로-을지로 부근에 인쇄소가 많은 것은 무려 600년 전부터 형성된 인프라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조선 시대에 금속 활자를 만들고 인쇄를 담당하던 '주자소'(1403년 설립)가 바로 현재의 충무로 위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50년도 아니고 600년 전을 상상해보자면, 그 당시 인쇄라는 것은 최첨단 기술에 초호화, 최고급, 귀족 등 온갖 고급 단어들을 다 붙여서 표현해야하는 개념일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IT, 소프트웨어, 디지털 개념이 없을 때이니 목판이나 금속판을 각인해서 찍어내는 게 인쇄의 주된 개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인쇄'라는 거대한 밸류체인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인쇄 기술만 있어서는 안되고 금속 가공 기술과 이런 거대 산업에 돈을 대는 거대한 수요처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세운 상가가 금속 관련 제조업을 담당하고 전통적 상업의 중심지가 배후 수요를 담당하는 구조가 됩니다. 그리고 현대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종로-충무로-을지로로 연결되는 강북 지역은 전통적으로 신문사, 금융사, 대기업 본사, 관공서들이 뿌리를 내린 곳입니다. 신문사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이 매일 매일 엄청난 인쇄 수요를 창출하는 곳이고, 금융사나 관공서, 기업들은 매년 달력, 다이어리를 제작하는 수요가 많은 곳입니다.
여기까지 조사를 하고 나니, 수많은 인쇄소 중간 중간에 보이는 다이어리와 달력 가게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모를 때에는 철 지난 다이어리와 달력을 왜 이런 금싸라기 땅에서 팔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 가게들이 한 때는 꾸준하게 굵직한 인쇄 수요를 흡수하면서, 우리 부모님이 회사나 은행에서 매년 받아오시는 수첩과 달력을 정의하는 곳이었던 것입니다. 역시 '이유 없는 현상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종이) 인쇄물은 결국 나무와 나무에서 만든 종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인쇄업 밸류체인의 가장 앞단에는 (1)제지 회사들이 있습니다. 한국은 펄프를 수입하기 때문에 종이 원가는 환율과 유가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제지 회사에서 종이를 사서 (2)인쇄 회사들이 보유한 인쇄 기계와 잉크, 합판을 이용해 종이 위에 인쇄합니다. 여기서도 서로 다른 모습의 인쇄소들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인쇄는 대량 인쇄를 뜻했고 대량 인쇄는 오프셋 인쇄라는 합판 인쇄를 의미합니다. 합판에 인쇄 디자인을 각인해서 잉크를 묻혀 찍어내는 방식입니다. 오프셋 인쇄는 합판이 필요하기 때문에 합판 제조 비용이 수 백에서 수 천만원이 들고 이 비용을 감당할 만큼의 대량 인쇄만 수지타산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그 다음 세대에 등장한 디지털 인쇄는 합판 없이 디지털 파일을 그대로 인쇄할 수 있어서 소량 인쇄가 가능해진 형태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인쇄도 합판이 없다는 것뿐이지 다양한 종이 크기, 종이 재질, 인쇄방식 등에 대응하는 기계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렇듯 인쇄 회사는 거대한 장비를 필요로 하는 장치 사업입니다. 그래서 장치가 돌아가지 않고 노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게 수익성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밸류 체인의 그 다음 단계는 (3)후가공 업체 입니다. 표지 인쇄나 제본, 코팅 등의 특수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입니다. 책을 제작하다보면 표지 형식이나 코팅 여부에 따라 단가 차이가 꽤 나는데, 생각보다 이 단계에서 마진을 꽤 남긴다고 합니다. 마지막 단계는 (4)물류 회사들이 작게는 오토바이부터 크게는 탑차까지 인쇄물을 싣고 수요처로 배송해줍니다. 밸류체인을 보면 결국 인쇄업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인쇄 장비들이 있어야 하고, 합판이나 후가공처럼 인쇄 그 자체 외에도 경장비를 필요로 합니다. 하나의 회사에서 이 모든 기계를 다 갖추는 투자를 하기에는 비효율적입니다. 그래서 충무로처럼 특정 지역에 각자의 영역에 특화된 업체들이 모이면서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위에서 살펴본 인쇄업의 밸류체인 안에서도 각 회사들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쇄업 회사들을 특징 별로 4가지 정도로 분류해보았습니다.
역시 Money Machine 글을 쓰는 묘미는, 글 쓰는 중간에 처음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학술정보 회사를 분석하며 특히 그런 기쁨을 느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개인 집에 둘 수 있는 소형 프린터들이 나오면서 이제 인쇄소들이 다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전문 인쇄업들은 포장재, 출판, POD, 학술정보 등 각자의 특화 영역에서 더 강해져서 살아남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보이는 것들이 많아 항상 겸손하게 생각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지금까지 인쇄업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았으니, 이 글의 마무리에서는 인쇄업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인쇄업은 거대 장치사업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조업 기반이니 이 분야에도 앞으로 디지털 전환, Physical AI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에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AI인쇄소입니다. 기존 기계 장치에 카메라 센서를 달고 인쇄 기계 엔지니어가 하는 일(액추에이터 설정, 보정 등)을 AI가 대신하여 수행해서 24시간 기계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파지를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판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봐야만 실제 빈틈을 찾아내고 작게라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제가 인쇄소 사장님들을 직접 뵙고나서 다듬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쓴 후속 글로 독자 분들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BusinessDisclaimer: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에서 ‘미래의 은행’이라는 주제로 Weekly Session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본 아티클은 비즈니스 모델로써의 ‘은행’과 새로운 기술로써의 ‘블록체인’이 합쳐졌을 때 생겨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생각보다 더 폭풍같았던 9월이 다 끝나가는 시점에, 다시 마음을 잡고 블로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9월이 지나기 전에 money machine 글을 최소 1개 이상 작성하지 않으면, 나중에 매월 몇 개의 글을 썼는지 회고하다가 후회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들어가며 최근에 전북 익산에서
Business들어가며 제가 다니는 회사 사무실이 성수역 바로 근처라 약 2년 전부터 매일같이 성수의 모습을 지켜봐왔습니다. 코로나 때에도 성수만큼은 주말에 사람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었고 골목마다 새 건물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이렇게 역동적인 성수가 특별한 점 중 하나는 팝업스토어가 정말